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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예(禮), 자기 진실과 자기 기만 사이에서
범한철학회
양순자
논문정보
- Publisher
- 범한철학
- Issue Date
- 2023-09-30
- Keywords
- -
- Citation
- -
- Source
- -
- Journal Title
- -
- Volume
- 110
- Number
- 3
- Start Page
- 99
- End Page
- 124
- ISSN
- 12251410
Abstract
예(禮)는 전통적으로 유가 철학의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로서, 인간이 타인과 관계 맺을 때 따라야 하는 관계 규범이며 더 나아가 사회 질서를 유지해주는 공적 규범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근대 사회에 들어 예의 범위는 굉장히 축소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세속 의례 정도로 인식될 뿐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삶에서 의례가 사라진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의례를 허례허식(虛禮虛飾)으로 인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본 논문에서는 유가 철학의 중요 개념인 ‘성(誠)’이 의례가 허례허식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작동하는 방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성’은 자신을 돌아보기, 자신이 진실로 믿는 바를 몸에 새기기 등의 과정을 통해 사유와 행위의 일관성을 함의한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윤리적 언명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항상 기억해야 하며,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행위를 조심해야만 한다.
그런데 예와 성의 관계를 논할 때 인간이 자기 자신을 기만할 수 있는 존재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무리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속이지 않으며 ‘도(道)’를 따른다고 확신하지만, 그런 확신을 보장해줄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자기 자신 뿐이다. 유가들은 이와 같은 자기 확신의 순환적인 오류를 극복하기 위해 타인이라는 존재를 끌어들인다. 예를 들어, ??중용(中庸)??과 ??순자(荀子)?? 모두 공통적으로 성을 논할 때 자기 스스로를 단속하는 ‘신독(愼獨)’의 단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변화[化]하는 것으로 끝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자기 기만에 빠질 염려가 있기 때문에 타인을 통해 그 기만을 극복할 수 있다. 타인에게 어떤 감동도 주지 않는 진실성은 수정되어야 할 진실성이며, 이로써 우리는 자기 기만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우리는 유가의 ‘행위’ 개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행위는 단순히 자신의 내면과 일치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상대방에게 정서적 울림을 줌으로써 완결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렇게 될 때만이 유가의 예는 자기 기만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나와 타인을 연결해주는 고리가 될 수 있다.
- 전남대학교
- KCI
- 범한철학
저자 정보
| 이름 | 소속 |
|---|---|
| 양순자 | 철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