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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박완서의 자전소설에 나타난 현저동 집의 공간성과 인민의 정치윤리학 The Spatiality of Hyunjeo-dong’s House(home) and Political Ethics of People in Park Wan-seo’s Autobiographical Novels
현대문학이론학회
김근호
논문정보
Publisher
현대문학이론연구
Issue Date
2023-04-30
Keywords
-
Citation
-
Source
-
Journal Title
-
Volume
92
Number
92
Start Page
167
End Page
196
DOI
ISSN
1598124X
Abstract
박완서의 자전소설 『목마른 계절』, ?엄마의 말뚝?1, 2 연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등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현저동 집은 작가의 소설 세계를 추동한 공간적 인식이 싹튼 장소이다. 우선 박완서 자전소설에서 현저동 집은 주체화의 은유적 장치이자, 궁극적으로는 주체가 애착을 느끼는 장소애의 공간이다. 전통적 대가족이 아닌 도시의 핵가족이 탄생한 곳이고, 또 이웃이라는 타자를 처음으로 마주하며 사회화의 기반을 닦은 곳이 현저동 집이다. 그리고 한국전쟁기에 1?4 후퇴로 북한 인민군이 서울을 다시 점령했을 때, 또다시 잔류민이 되어버린 주인공 가족이 가짜 피난처이자 은신처로 찾아간 곳이 바로 현저동과 그곳의 집이다. 따라서 가족, 이웃, 국가는 현저동을 둘러싼 세 가지 공동체의 단위가 되며, 이웃과 국가는 주체가 마주친 중요한 타자로 설정된다. 이 중 가족과 이웃은 사적 영역의 친밀성으로 서로 묶이지만 국가와는 불화의 관계에 놓인다. 현저동에서 그들은 피난 간 이웃의 빈집에서 연명할 수단을 획득하며 추운 겨울을 나고,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다하고자 하는 이웃의 모습을 보고서 생활공동체의 윤리적 감수성을 터득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서울을 미처 떠나지 못한 잔류민의 처지를 일차적으로 경험하면서 국가와 국민이 유리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두 정치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분리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주인공은 새로운 통치권력으로 등장한 북한 체제에서도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애국을 경험하면서 국가주의에 대한 심각한 반감을 갖게 되고, 궁극적으로 주권 인민에 대한 뚜렷한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이후 주권 인민의 개념 탐구와 실천은 약화되지만, 서울이 다시 인민군 치하에 놓였을 때 주인공은 현저동으로 숨어 들어가 그 어떤 국가에도 귀속될 수 없는 사적 영역의 주체성을 모색한다. 이때 인민 개념은 사적 영역의 탐색자로 구체화되는데, 특히 이웃이라는 타자를 통해 그 인민은 개인으로 고립되지 않고 국가주의에 맞선 사적 영역의 윤리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정치적 주체가 된다. 현저동과 그곳의 집은 이러한 인물과 공간의 역학 관계가 형성된 장소인 것이다.

저자 정보

이름 소속
김근호 국어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