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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의례 연구의 현황과 지평의 확장
전통시대 여성들은 삶의 표피에 감추어진 영성과 실존의 문제를 어떻게 다루었을까?
불교의 사원수행 제도는 그 깊고 치열한 내면적 고뇌에 하나의 길을 제시했다. 하지만 동아시아 사회는 대체로 출가의 비전에‘ 가출’의 족쇄를 채웠다. 여성의 몸을 둘러싼 전근대 동아시아 각국의 사회적 규제와 문화적 담론은 여성의 정신세계마저 통제하고자 했다. 한중일 각국의 비구니승가는 이 같은 다중의 철문을 뚫고 영혼의 자유로운 비상을 꿈꾼 용감하고 영민한 여성들이 가꾸어온 제도이자 전통이다. 지역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때로는 유연하게 때로는 강인하게 탈속의 삶을 추구하며 그를 통해 세속을 정화시킬 지혜와 역량을 길렀다. 이것이 바로 젠더와 계급과 인종을 초월한 보편적 불성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길이었다. 세상 밖에 머물되 세상과 함께 호흡했던 이 뛰어난 여성들은 난해한 종교철학의 가시를 뚫고 승가 안팎을 둘러싼 젠더의 벽을 뛰어넘으며 깨달음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구원의 담론임을 삶의 언어로써 풀어내려고 했다. 그래서 비구니사는 곧 동아시아 여성사이고 종교사이다.
전통시대 여성들에게 출가수행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불도를 추구했을까? 연구자들은 각기 상이한 시각과 방법론을 통해 수행자로서, 진리의 길을 안내하는 스승으로서, 사원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또한 지식인이나 예술가로서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은 비구니의 면면을 조명한다. 불교의 사부대중 가운데 가장 연구가 미진한 부분이 여승이다. 이 책은 이들이 어떻게 역사의 기록에 연연해하지 않고 각자가 처한‘ 지금 바로 여기’에서 불교의 이상을 실현하려고 애썼는지 그 지난한 과정을 잘 보여 준다. 제도로서의 종교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간이다. 출가 사원수행의 전통을 이어온 이들과 앞으로 이 전통을 이어가고자 하는 이들이 직업으로서의 종교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 구원으로서의 종교의 본모습을 되찾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이 책은 오래된 미래를 담고 있다.
도서정보
- 출간일
- 2022-08-20
- ISBN
- 9788928517893
- 도서성격
- 국내전문도서
- 전체페이지
- 개정구분
- 초판
- 저작페이지
저자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