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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성의 오늘은 다시 페미니즘이다 아시아 여성에 대한 일련의 표상들은 대체로 극단화되어 있다. 히잡을 두른 여성이나 중산층의 전업주부로 묘사되며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체제의 결합 구조에 순응하는 이미지. 한편에서는 가족의 자본을 총동원하여 계급 재생산에 열을 올리는 신자유주의적 모성의 화신으로서의 ‘헬리콥터 맘’들 혹은 섹슈얼리티가 극대화된 성적 대상으로서의 이미지. 이와 같은 모습들이 아시아 여성들의 ‘순응성’을 극대화해 표상한다. 그런가 하면 이러한 구조적 억압과 고정관념을 깨고 세계 기구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진취적인 아시아 여성 엘리트의 모습이 미디어의 특집 코너를 구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표상들은 아시아 여성들의 현실을 잘 보여 주고 있는가? 아시아 여성은 오늘날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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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과거 영화의 보관 및 보존을 꾀하여 현재의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영화사 전체의 자료들을 수집하여 보전하는 기능을 하는 시네마테크와 영화아카이브센터에 대한 개론적 소개서이다. 프랑스에서는 영화 유산 보존의 필요성을 영화사 초기에서부터 제기하였기 때문에, 이 책은 자연스럽게 프랑스의 영화 보관과 보존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나아가 프랑스의 영화 유산 보존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세계 영화 유산 보존의 제도적 노력과 현황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1895년 시네마토그라프 영사기 발명 이래로 영화는 여러 단계로 발달을 이뤄왔다. 필름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이 영화의 가장 큰 기술적 변화라고 할 수 있겠으나 필름이라는 물질 자체도 질산염에서 초산염으로, 다시 초산염에서 폴리에스터로 많은 변화를 이루어왔다. 다양한 형태의 아날로그 영화 필름들은 보관의 문제에 직면하였을 때 제도적이고 경제적인 잣대에 의해 변형, 소실, 그리고 폐기의 운명에 직면하였다. 문화유산으로서의 영화필름 보존에 대한 애정을 쏟아보기도 전에 초기 무성영화들은 대량으로 폐기되었고 보관되어 있던 영화들도 상당수가 상영의 기회마저 없이 영화관의 구석에 처박혀있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은 시네마테크와 영화아카이브센터의 출현으로 구제의 기회를 찾게 되었고, 보존 절차에 들어가게 되었다. 프랑스 시네마테크(Cinémathèque française)는 개관 이후 필름 보존과 고전영화의 상영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왔고 영화자료의 보존 및 보관을 주관하는 영화아카이브센터와 상생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국제영상자료원연맹(FIAF, 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s archives du film)은 영화아카이브 관련 기관들의 연계와 교류를 힘쓰고자 설립된 기관으로서, 영화 유산의 보존 책임을 맡은 공공 및 민간 영역, 지방이나 정부 차원의 전세계 기관들이 속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에릭 르 로이Eric Le Roy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영상자료원연맹의 의장을 맡았다. 국제영상자료원연맹은 영화 유산의 보존과 시청각 매체의 보존을 위한 이상적인 미래 모습을 그리는 데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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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같은 말을 하면서 서로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까? 의미론이란 말 그대로 말의 의미를 따지는 일이다. ‘언어의 음운이나 통사 구조에 대해 말하기는 어려워도 의미는 웬만큼 다 알고 통하는 거지!’라고 자만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우리는 같은 말을 사용하면서도 서로를 겉돈다. “내 말은 그게 아닌데….”라고 할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물론 가장 안타까운 일은 서로 오해한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다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학계에서는 전혀 다른 이유로 의미론이 국어학의 핵심 분야에서 밀려나 왔다. 의미란 형태나 소리가 아니어서 시각 혹은 청각으로 지각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보니 추상적이고 포착하기 어려운 것으로 치부되었고, 의미론은 ‘언어학의 꽃’이라고 불릴 만큼 매력적인 학문임을 인정받음에도, 전문 연구자가 적고 언어학이나 국어학의 핵심 분야로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더 늦기 전에, 우리 말에 담긴 의미와 전달방법을 낱낱이 해제한 새로운 『한국어 의미론』이 나왔다. 14명의 국어학자들이 각 장을 맡아 써 완성도를 높이고, 시대성과, 적확성, 참신성을 풍부하게 반영한 적용 사례들로 채웠다. 국어학 전공생뿐 아니라 다양한 직업 현장에서 정확한 언어를 구사하고 말의 의미를 온전히 전달하는 데 관심이 있는 일반독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이 책을 통해 소통하는 도구로서의 언어에 대한 인식의 장을 넓히고, 그동안 안다고 자부하면서도 깨닫지 못했던 풍요로운 말의 의미를 발견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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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국지주의의 위기 새로운 장소윤리, 우정의 관계망 도전받는 모빌리티 에토스 팬데믹 이후 ‘예방적 면역화’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새로운 국지주의’ 흐름을 비판적으로 논하고, 모빌리티 에토스에 대한 근본적 성찰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책.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봉쇄했던 코로나19가 종결됐으니 이제 우리는 어디나 누구나 갈 수 있게 되었을까? 아시아인에 대한 각종 증오범죄, 글로벌 사우스 출신 이주노동자에 대한 노골적 차별, 소수 문화 또는 타자 문화에 대한 은밀한 배제와 억압 등이 더욱 극단화되면서 지구적 이동성과 우발적 만남들을 추문화하는 상황은, 근대 이후 진행되던 전 지구적 국경 개방부터 이동의 자유라는 근대적 이상이 차별과 배제를 동반한다는 쓰디쓴 현실을 일상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에토스 개념이 어원학적으로 장소성을 내포한 것과는 별도로, 모빌리티 에토스는 이동 또는 운동 그 자체를 부각함으로써 관습ㆍ문화ㆍ윤리 등을 고정된 장소성 또는 지역성에서 해방시킨다. 팬데믹 이후 도전받는 모빌리티 에토스를 회복할 방법은 무엇인가? 21세기 새로운 국지주의 존 어리는 21세기 사회를 특징짓기 위해 “소사이어티society” 대신 “소시에이션sociation” 개념을 전제한다. 소시에이션이란, 사람ㆍ사물ㆍ정보의 매우 불균질적이며 파편화된 이동들이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횡단하며 끊임없이 (재)결합하는 시대의 사회성이다. 따라서 모빌리티 에토스에 대한 성찰은 근대 모빌리티 테크놀로지에 기반하여 특정 지역 및 집단을 횡단하며 전개되는 다양한 이동들, 이를 통해 형성되는 사람들의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재)결합ㆍ(재)만남ㆍ네트워크, 그리고 여기서 작동하는 관습ㆍ문화ㆍ윤리 등을 모두 포함한다. 고-모빌리티 시대 개인들은 공동체의 에토스(관습)를 통해 ‘공통의 감성’을 공유함으로써 집단적 삶(‘부족’)에 참여한다. 근접성(뒤섞임)과 영토의 공유를 통해서 ‘함께-하기’에 대한 욕망을 실질화했던 전통적 ‘공동체’와 달리, 지역과 장소를 횡단하며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일시적으로 ‘공통의 에토스’에 참여함으로써 ‘우정의 관계망’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논의 방향이다. ‘새로운 국지주의’의 흐름 앞에서 과연 ‘공통의 감성’과 ‘우정의 관계망’을 활성화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우정의 관계망’의 복원을 위해 이 책의 1부 ‘모빌리티: 자유, 권리, 정치’에는 모빌리티 에토스를 자유, 권리, 정치의 측면에서 논의하는 세 편의 글이 실려 있다. 그 각각은 사회발전의 관점에 입각해서 모빌리티와 커먼즈the commons의 가치를 탐색하고,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출발점으로서 장애인 개념의 비판적 재구성을 시도한다. 그리고 모빌리티 장치의 개념을 활용해서 모빌리티와 불균등한 권력관계의 상호연관성을 탐색한다. 2부 ‘모바일 공동체와 모빌리티 윤리’는 모빌리티 에토스를 공간과 관련해서 다루는 세 편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는 고-모빌리티 시대 장소윤리, 일본 에도 시대 ‘명소’ 형성에서 작동하는 모빌리티 윤리, 자이니치在日를 중심으로 택시 공간에서 조성되는 윤리적 관계 등을 다룬다. 전혀 이질적인 시간과 공간을 다루는 세 편의 글은 유동하는 공간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일시적이면서도 불안정한 관계, 말하자면 모바일 공동체의 생성을 윤리적 관점에서 논의한다. 3부 ‘역사적 (임)모빌리티의 문화와 정치’에는 일제강점기 한센 정책, 블라디보스토크 경관, 필라델피아와 로스엔젤레스 한인들의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등을 다루는 세 편의 글이 실려 있다. 그 각각은 식민지의학이 미디어를 매개로 ‘국민’(일본인과 조선인)을 포섭해 가는 양상, 블라디보스토크의 신한촌과 아르바트거리가 문화·역사 투어리즘 장소로서 갖는 잠재력, 다민족 사회의 소수민족이 모국의 역사 기념일을 기념하는 방식이 갖는 의미 등을 다룬다. 세 편의 글은 소수 집단과 그 문화가 폭력과 억압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초국적·초지역적 이동을 통해서 문화적 상호작용에 참여하기도 하는 공통문화 형성 또는 구상의 복합적 양상을 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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